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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og (여행의 기록)

흐로닝언의 기억, 처음

by Nom De Plume 2020. 3. 28.

편도 항공권으로 호기롭게 떠났던 네덜란드에서의 첫 날, 회색빛 하늘이 맞이해 주었다.

 

목적지는 네덜란드라 하면 보통 떠올리는 이미지와 큰 관련도 없고, 잘 알려져 있지 않은 Groningen.
북부의 작은 도시 흐로닝언에 간 것은 대학 생활의 숙원과도 같았던 교환학생을 위해서다.


흐로닝언에는 공항이 없어 네덜란드의 수도로 이름난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이동해야 했다.

 

Schipol 공항에서 두 시간 걸리는 흐로닝언까지 캐리어와 이민가방을 끌고 도착해 담아 본 흐로닝언 기차역의 모습이다.

오랜 시간 비행에 지쳐 있었지만 암스테르담에서보다 한결 맑아진 하늘이 담긴 사진이 남아있어 다행스럽다.

 

Groningen Train Station

크지 않은 도시에 있는 평범한 기차역이지만 처음 유럽에 발딛은 한국인에게는 꽤나 이국적인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충분히 현대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었으면서도 유럽다운 스타일을 지키는 모습이 개인적으로 참 좋아보였다. 

 

Groningen Train Station

관광지와 거리가 먼 흐로닝언이지만 그 첫인상은 유럽에 낭만을 품은 이들에게 보내는 정겨운 환영인사처럼 다가왔다. 흐로닝언에 머물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이 기차역 건물은 흐로닝언에서 좋아하는 건축물로 손꼽곤 했다.

 

흐로닝언의 흔한 풍경

도착한 다음 날, 하늘색 하늘과 네덜란드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는 운하를 담은 사진이다. (당시 아이팟 카메라의 한계...)

 

8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고 사진을 보니 네덜란드가 날씨까지 동원해서 최선을 다해 반겨주었었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네덜란드에서 잠시라도 지내보신 분들은 바로 눈치채셨을 터인데, 바로 하늘 얘기다. 잿빛 하늘과 안개가 일상인 곳이라.

 

흐로닝언 시내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다운타운에 나가보니 때마침 열리던 페스티벌을 운이 좋게도 마주할 수 있었다. 마치 먼 길을 떠나온 이방인에 건네는 작은 선물로 느껴졌다. 시내 중심에 자리한 놀이기구들과 형형색색 꾸며진 마켓은 한국에서 분명 못 보던 풍경이었다.

 

다운타운 마켓의 치즈 가게

위 사진에 진열된 건 모두 치즈다. 낙농업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독특한 문화라기 보다는 유럽권의 식생활에서는 치즈 소비가 많기 때문에 저런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리라 생각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와인과 치즈 페어링이 비교적 대중화되어 온 것으로 알고 백화점 식품관이나 특정 온라인 마켓 등에서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접하기 쉬워진 것 같다.

 

세상 모든 치즈를 저 가게에서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몇 가지 밖에 시도해보지 못한 것이 지금은 못내 후회스럽기까지 하다.

 

다운타운 마켓의 빵가게

밥 대신 빵을 주로 먹는 유럽권 답게 큼직한 식사빵 종류가 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하나씩 번갈아 먹어봐도 좋았을 것을 당시의 나는 왜 그리 도전적이지 못했는지, 조금 더 많은 것들을 두루 경험할 기회들을 놓쳤던 것만 같아 새삼스레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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